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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여행(일본)

지란 가미카제 평화공원

by 잎 새 2019. 5. 27.

'19. 5. 12

이브스키 가는 길에...





 

 

일본 가고시마 지란특공평화공원에는 일본이 19458월 패망하기 직전 '인간탄환'으로 희생된 가미카제 특공대원을 추모하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조각상 옆에는 당시 특공대원들이 미국 함대 자살공격을 위해 몰았던 실제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지란은 일본이 패망이 임박한 19453월 일본 후쿠오카에 본부를 둔 육군비행학교 분교를 세우면서 가미카제 출격지가 됐다. 미국 등 연합군의 오키나와 대공습을 앞두고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던 일본은 오키나와에서 불과 600떨어진 이곳 지란에 비행학교 분교를 만들어 자살특공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일본 전역에서 모집한 특공대원은 비행기 한 번 타 본 적 없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젊은이. 경쟁률도 꽤 높았으며, 교토대 등 일본 명문대학 재학생도 적잖았다. 이들 중에는 지금의 고등학생 나이인 17세 소년도 있었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항공기 조종에 필요한 기초교육을 받았다. 이어 훈련용 비행기로 단독·야간 비행 등 100시간씩 조종간을 잡은 뒤 미국의 전함을 공격하는 자살 공격에 동원됐다. 이들은 '나의 죽음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명분 아래 자살 공격에 내몰려 생을 마감했다. 목표지점까지 편도 비행에 필요한 연료와 250~500의 폭탄을 싣고 미국의 군함을 향해 돌진하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회관에는 당시 비행기와 함께 생을 마감한 한국인 11명을 포함해 특공대원 1036명이 잠들어 있다. 또 이들의 훈련 현장과 비행기, 유품, 유서 등이 전시돼 있다.

지란특공평화공원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과 함께 다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등장한 이후 일본사회 우경화와 함께 반성과 평화는 온데간데 없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동원된 소년들의 죽음마저 찬미하는 역사왜곡의 현장을 확인하니 섬뜩한 기분이었다. 평화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침략전쟁에서 자신들이 피해자로 자리바꿈하는 선전장으로 전락한 느낌이었다. 지란의 전쟁 유적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가 자유와 인권,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본만 모르고 있는 듯했다

 

동서대 정구종 석좌교수(일본연구센터 소장)"평화공원을 만들어놓고 심지어 어린이들에게도 애국심을 고취하고 전쟁을 미화하는 상징공간으로 삼고 있다"면서 "과거 회귀를 넘어 과거 정당화마저 서슴지 않는 일본의 폭주가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관 안에는 어린 청년들의 각오와 유서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다.

촬영금지 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아니, 이 곳엔 왜??

난, 웃음마저 띄운 저 어린 청년들의 모습과 유서들을 보며 바로 밖으로 나왔다.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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